팔레스타인에도 평화의 봄 오나…양대 정파 통합정부 전격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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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 파타-무장세력 하마스, 총선 등 5개항 대타협

아랍권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반목하던 팔레스타인 내 양대 정치세력의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각각 통치하는 온건파 파타와 무장정파 하마스는 27일 통합 과도정부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2007년 하마스가 무력충돌로 파타를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차지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양측은 2007년에 잠시 단일정부를 구성한 적이 있으나 무력충돌 이후 반목해왔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는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반면에 강경파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하마스와 파타 대표단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정부 구성과 총선거 및 총리선거 실시 등 5개 조항에 합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집트의 비밀 중재로 성사된 합의안에 따르면 중립인사들로 통합정부를 구성해 1년 내 총선거와 총리선거를 치른다. 양측이 각자 보유한 보안군도 아랍 국가들의 감독 아래 단일군대로 재편된다.

파타 측 협상대표인 아잠 알아흐마드는 “주민들이 갈등 종식을 원했고 오늘 마침내 이뤘다”고 선언했다. 하마스 측도 “모든 의견차가 극복됐다”고 밝혔다. 파타와 하마스 지도자는 며칠 내에 카이로에서 만나 다른 세부사항들을 마무리한 뒤 최종 합의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반목하던 양측이 한목소리를 내게 됨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9월 유엔 총회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독립국가로 인정받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움직임에 발끈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파괴를 목표로 삼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의 평화 또는 하마스와의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집트 민주화혁명 등 아랍권 격변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미국이 중재하는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실망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아랍 국가들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집트의 새 정부가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이스라엘에 도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타 측 협상대표인 알아흐마드도 기자회견에서 “아랍권의 변화와 정치적 격변이 팔레스타인 세력 간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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