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린 기리자” 크렘린궁의 국제 ‘우주 파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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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둘레에 아름다운 푸른색 섬광이 비친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를 지구 밖에서 바라본 인간의 일성(一聲)이다. 1961년 4월 12일 오전 9시 7분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사진)을 태운 보스토크 1호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하늘로 치솟았다.

비행 성공 확률은 50%. 보스토크 설계자이자 우주비행책임자이며 스승인 세르게이 코롤료프의 “출발” 명령에 가가린은 “파예할리(그래 가자)”라고 화답했다.

지상 299km까지 올라간 그는 76분 동안 지구 궤도를 한 바퀴 돌았다. 그는 “지평선이 보인다. 하늘은 검다”며 우주에서 본 지구 감상기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발사 108분 후인 오전 10시 55분 가가린은 지상 7000m 상공에서 귀환 모듈로부터 튀어나와 낙하산으로 땅위에 내렸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이 성공으로 마무리된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50년 후인 12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모스크바 외곽 우주비행통제센터를 방문해 국제우주정거장(ISS)과 화상 연결을 해 우주비행 50주년을 기념한다. 유엔은 4월 12일을 인류 우주비행 기념일로 지정했다. 12일 저녁 러시아 크렘린궁에서는 미국 항공우주국과 유럽우주국 등 국제 우주기관 대표 40여 명 등이 참석하는 축하행사와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가가린의 고향인 서부 스몰렌스크 주 작은 마을(후에 가가린 시로 명명)에는 박물관도 문을 열었다. 영국도 7월 14일 가가린의 동상을 런던에 세운다. 제막식은 가가린의 딸이며 현 크렘린박물관장인 옐레나 가가린 씨가 한다.

가가린은 우주비행 당시 27세였다. 1934년 농민 가정에서 태어나 공업전문기술학교 재학 시절 항공기 조종 서클에 가입해 하늘과 인연을 맺었다. 북해함대 전투비행연대에서 근무하고 23세에 결혼한 그는 2년 뒤 우주인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비행 성공 뒤 그는 국가영웅 칭호를 받았고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했으며 최고회의 대의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가가린은 두 번째 비행을 준비하던 1968년 3월 27일 훈련용 전투기 비행 도중 추락해 34세에 요절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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