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버그 후임에 ‘중동통’ 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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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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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후반 외교안보의 축 아시아 → 중동 옮겨갈수도…
한반도 정책 틀은 유지될듯

리비아 군사 개입 등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정책우선순위가 높아지면서 집권 하반기에 돌입한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이미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교체됐고, 국무부 ‘넘버2’인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도 3월 30일 사임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퇴진도 예고돼 있다. 이 같은 변동은 미국 정부 내 한반도 라인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부에서 대북 정책을 총괄해온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시러큐스대 맥스웰스쿨 학장으로 옮겨간다. 그의 자리는 이란 핵개발 문제를 주로 다뤘고 요르단대사(1998∼2001년), 근동(近東)문제담당 차관보(2001∼2005년) 등을 지낸 ‘중동통’ 윌리엄 번스 정무차관이 이어받는다. ‘아시아 전공’인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퇴진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임기 후반 대외정책의 축이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무부 내 대북 정책의 무게중심은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쪽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에서도 2009년 5월부터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로 한반도 문제를 총괄했던 월리스 그레그슨이 물러난다. 해병대 중장 출신인 그는 1998∼2000년 국방부에서 아태 정책담당 국장을 지냈다. 그레그슨 차관보 자리에는 데릭 미첼 아태안보담당 수석부차관보의 영전이 유력해 보인다. 이 경우 마이클 시퍼 부차관보의 연쇄 이동 가능성도 높다.

백악관의 아시아 문제 ‘교섭창구’인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상반기 사직설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국무부 아태국의 조지프 도너번 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역시 한국 또는 제3국 대사로 영전할 것으로 보이며, 데이비드 시어 부차관보는 베트남 대사로 내정됐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후임으로 6월 부임이 결정된 제임스 서먼 미국 육군 전력사령관과 같은 시기에 이임할 것이 확정적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대사까지 합치면 오바마 행정부의 동북아 담당 외교안보팀에서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성 김 북핵대사 등 6자회담 라인 정도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규모 인사이동이 한반도 정책의 틀을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문책인사 성격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가까운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원칙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고 후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람들 역시 현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다룬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업무 연속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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