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행동 동참” vs “식민시대 회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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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리비아 폭격 시각차

서방국가들의 리비아 공습에 대해 아랍권 국가들의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카타르는 20일 아랍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군사행동 참여를 공식 발표했다.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타니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언급하며 “아랍국가들도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카타르는 군사행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유엔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재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이 비행금지구역 이행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반면 이집트는 18일 발표한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집트는 리비아에 대한 어떠한 군사행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리비아의 반카다피군을 지지하고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서구의 개입은 과거 식민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랍연맹은 20일 “리비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목표와 다른 것”이라며 서방의 군사작전을 비판했다.

많은 아랍국가들이 서방의 대(對)리비아 군사행동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대규모 유혈참극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이웃국가들의 신뢰를 상실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물론 외견상 유엔 결의를 지지하는 국가들에서도 서방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는 높다. 사라라고 밝힌 시민은 페이스북에 “서구는 무엇을 위해 개입하는가. (리비아 민중이) 승리한다 해도 서구의 꼭두각시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리비아인 후세인 씨는 “타인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카다피가 승리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말해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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