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價 급반등..물가 상승압력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0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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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급락했던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반등,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옥수수와 구리, 니켈 등의 가격은 일본 대지진 발생 직전보다 높아지는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단기 충격을 흡수한 상황으로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지난 주말 리비아의 군사행동 중단 발표로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으나 다국적군이 19일(현지시간) 군사공격을 개시해 급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울러 원유시장에 대한 파급효과가 리비아보다 큰 바레인의 시위도 악화되고 있어 고유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20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국제 원자재가격 지수인 CRB지수는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351.88에서 15일에는 338.14까지 내려섰으나 16일에 338.17로 반등하고서 17일 348.67, 18일 351.15 등으로 사흘째 급상승했다.

CRB지수는 지난해 6월 4일 294.08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332.8)까지 13.2% 올랐으며 올해 들어 18일까지의 상승률도 5.5%에 달했다.

곡물과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일본 대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세계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내림세를 보였다가, 지난주 중후반부터는 원전 사태의 악화에도 강한 반등을 이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선물가격(근월물)은 10일 부셸당 683센트에서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664센트로 내렸고 16일에는 616센트까지 급락했으나 17일 647센트, 18일 685센트 등으로 상승했다.

옥수수 선물가격은 대지진 발생 직전보다 0.3% 올랐고 지난해 말보다는 8.9% 급등했다.

밀 선물가격도 10일 부셸당 740센트에서 16일에는 662센트까지 하락했으나 17일 710센트, 18일 723센트 등으로 빠른 오름세를 보였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원당 선물가격도 10일 파운드 당 28.7센트에서 15일에는 25.7센트로 내렸다가 16일부터 사흘 연속 올라 18일에는 27.7센트로 마감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선물가격(3개월물)의 동향도 이와 비슷하다. 10일 t당 9191달러에서 15일 9118달러로 내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고 18일 9510달러에 마감해 일본 대지진 직전인 10일에 비해 3.5% 높아졌다.

니켈 역시 10일 t당 2만6050달러에서 일본 대지진 여파로 15일 2만4705달러까지 하락했다가 18일 2만6750달러까지 올라 10일과 견줘보면 2.7% 상승했다.

알루미늄과 주석 역시 이런 흐름을 보이면서 18일 종가는 10일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도 뉴욕상업거래소의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0일 배럴당 102.7달러에서 15일 97.18달러까지 급락했다가 18일 101.07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18일 리비아의 군사행동 중단 선언으로 하락했지만, 바레인 등 다른 중동 국가의 정정 불안이 지속되면서 하락폭을 줄여 100달러대를 유지했다.

유연탄 가격은 일본 석탄화력발전소 5기가 고장이 나 수요가 감소하면서 호주산석탄이 t당 130달러에서 17일에는 125달러로 5달러 하락했으나 유럽에서는 독일이 원전 점검차 7기를 정지시키면서 수요가 늘어 같은 기간 현물가격이 t당 123달러에서 127달러로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지난주 초반의 곡물가격 급락은 일본 항만 사정으로 생산지의 재고가 늘어나는 일시적인 병목현상과 급등세의 조정 때문"이라며 "일본의 곡물수요 증가와 고유가 상황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상승흐름이 예상된다"고말했다.

국제유가는 리비아 사태가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국제사회의 대(對) 리비아 군사작전 개시로 가파른 상승세가 전망된다.

오정석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유 가격의 급등이 불가피하며 어느 선까지 오를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내전이 장기화되고 기반 시설의 파괴로 내전이 끝나더라도 원유의 공급차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레인의 정정 불안도 국제유가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 바레인은 이란 시아파 세력의 확장을 막는 역할을 하고있으나 바레인에서의 시아파 주도 급변사태 발생은 시아파 인구가 15%를 차지하는 사우디의 불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철형 전문연구원은 "바레인의 급변사태가 정권 붕괴를 일으킬 수준으로 진화되면 국제유가에 미치게 될 파급 효과는 리비아 사태보다 더욱 클 수 있다"며 "바레인, 예멘에서의 정정불안은 세계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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