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협강화로 對中 포위망 뚫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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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대규모 경제사절단 이끌고 인도-파키스탄 순방

‘인도와의 경제협력 강화로 서방의 포위망을 뚫는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4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15일부터 이틀간 인도 방문에 나선다. 원 총리는 방문 기간에 45건, 약 200억 달러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맺은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뛰어넘는 수치다. 원 총리는 이번 방문 기간에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핫라인을 개통할 것이라고 인디아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양국은 올해 4월 핫라인 개설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양국이 아직 국경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등 군사적 갈등이 완전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인도가 주변국과 핫라인을 개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는 또 지금까지 중국 고위 관리가 인도에서 직접 파키스탄으로 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원 총리는 인도 방문 후 뉴델리에서 곧장 3일간의 파키스탄 순방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러우춘하오(樓春豪) 연구원은 “원 총리의 방문은 중국이 인도를 중시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이 인도를 끌어들여 구축하려는 중국에 대한 C자형 포위망을 돌파하려는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 러우 연구원은 “올해 250억 달러로 추정되는 인도의 대중 무역적자 등 무역 불균형 축소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관계 증진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전략 경쟁국’인 두 국가 간의 미묘한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 총리의 방문은 에너지 분야 협력 등 주로 경제 분야에 맞춰져 있고 국경 분쟁 등 민감한 문제는 덮어두고 있다. 올해 들어 인도를 방문한 미국 영국 프랑스와 러시아 정상이 모두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입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중국은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장옌(張炎) 주인도 중국대사는 13일 “중국과 인도의 관계는 매우 취약하다”며 “훼손되면 복구하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인도가 일본 베트남 등 중국이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반면 인도는 중국이 인도와 대치하고 있는 파키스탄과 원전 건설 등 경제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인도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원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이 인도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인도의 경쟁국인 파키스탄과의 관계 강화도 재확인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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