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수출 빗장 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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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년내 고갈 가능성… 내년부터 30% 감축”

중국이 내년에 희토류 수출을 많게는 30%가량 줄일 것이라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상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희토류는 미사일 풍력터빈 등 첨단제품에 쓰이는 희귀금속을 말한다. 희토류 최대 보유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은 최근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중단해 일본의 굴복을 받아낸 바 있다.

이 관리는 “희토류 부존량이 갈수록 줄고 현 추세로 생산을 지속하면 향후 15∼20년 내에 고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출 감축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올해 생산량을 크게 줄였고 하반기 수출 쿼터도 72%나 감소한 7976t으로 줄였다.

이에 앞서 16일 상무부 차오닝(晁寧) 대외무역사 공업품처 처장(과장급)은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중국 내 희토류 매장량은 1966년 4300만 t이었으나 2009년 말 현재 2700만 t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차오 처장은 “중국에만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이 아닌데 세계 공급에 주도적 역할을 10년 이상 해왔다”고 감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중국 내에서는 환경파괴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희토류를 공급하면서도 가격결정력을 갖지 못해온 만큼 산업을 보호하고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세계 매장량의 15%를 가진 미국 같은 선진국이 가격이 싼 중국산 희토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자국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에 따라 중국은 최근 희토류의 무분별한 채굴과 수출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가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세계 시장의 95%를 공급하는 중국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자 희토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희토류의 하나인 네오디뮴은 9월 말 현재 1월에 비해 8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미국과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고 각국은 수입처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희토류를 둘러싼 갈등은 점점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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