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키볼’ 태고부터 우주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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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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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합성해 만든 축구공 모양 분자
캐나다 연구진 발견

60개의 원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버키볼의 모습. 축구공 모양의 이 탄소분자는 정보기술(IT) 등 산업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 BBC
60개의 원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버키볼의 모습. 축구공 모양의 이 탄소분자는 정보기술(IT) 등 산업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 BBC
과학자들이 별을 둘러싼 우주 먼지구름 속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큰 분자를 발견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장 카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처 적외선 망원경을 이용해 ‘버키볼(Buckyball·사진)’이라 불리는 축구공 모양의 탄소 분자를 확인했다. 분자가 발견된 곳은 지구에서 6500광년 떨어진 제단(Ara)자리의 한 별 근처다.

버키볼은 60개의 탄소 원자로 구성돼 있으며, 원자들이 5각형 또는 6각형 형태로 서로 연결돼 있어 겉에서 보면 완벽한 축구공 모양을 하고 있다. 또 주변 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매우 안정된 구조를 갖고 있어 앞으로 산업용 신물질 등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미 교수는 “애초부터 버키볼을 찾아낼 목적으로 연구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신호를 포착했다”며 “버키볼은 우주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동을 하며 특정 주파수대에서 적외선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버키볼은 원래 현재 미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로 있는 해리 크로토 등이 1985년 실험실에서 처음 합성에 성공해 세상에 알려졌고 이후 많은 과학자들은 실제 우주공간에서도 이 독특한 구조의 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왔다. 크로토 교수는 버키볼의 발견 소식을 듣고 “이번 연구성과는 버키볼이 우주의 태곳적부터 존재해 왔다는 내 오랜 추측을 확인하는 증거”라며 기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우주먼지의 신호를 밝혀내는 등 천체의 물리, 화학적 현상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미 교수는 “버키볼의 안정된 구조를 감안했을 때 우주에 한번 생성된 이상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 잡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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