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흐르는 인더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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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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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댐 건설 추진에 파키스탄 정면 반발

인도와 파키스탄이 이번에는 강물을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수십 년간 인더스 강물을 사이좋게 써오던 양국 사이에 갈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1947년 이후 3번이나 전쟁을 치렀던 양국은 전통적인 앙숙관계. 하지만 국경을 흐르던 인더스 강물을 놓고는 평화를 유지해 왔다. 1960년 세계은행의 도움을 받아 인더스 강 사용에 대한 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 협정을 통해 양국은 인더스 강 지류에 대해 홍수 조절이나 항해 등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무제한적 사용권을 갖자고 약속했다. 각 정부에 의해 지명된 양국 관료들은 정기적으로 꾸준히 만나 인더스 강 사용에 대해 정보를 교류해 왔다. 이 모임은 양국이 전쟁을 할 때도 깨지지 않았다.

반세기의 평화에 금이 간 것은 인도가 인더스 강 지류인 키셴강가 강에 330MW 규모의 수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면서부터였다. 총 8억 달러가 드는 이 계획은 1980년대 후반부터 인도 정부가 꾸준히 목표로 삼던 사업이었다.

물 수급 능력이 1950년에 비해 70%가량 떨어진 파키스탄은 당장 반발했다. 인도의 댐 건설 사업인 ‘뉴델리 계획’이 키셴강가 강의 물길을 바꿀 것이며 이로 인해 겨울철 유수량이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또 파키스탄이 하류지역에서 추진하는 댐 건설 계획에도 훼방을 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샤 마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물이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매우 심각한 긴장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갈등에 대한 중재안을 마련하기 위해 양국은 지난달 28일 회담을 열었다. 여기서 파키스탄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더스 강 댐 건설에 이의를 제기했다. 인도가 상류지역 물을 탐하자 피해가 고스란히 하류지역 파키스탄 농부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파키스탄은 이어 각국이 지명한 2명의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를 꾸리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중재안에 대해 어떤 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인도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조약을 위반한 건 인도라는 사실을 부인하며 “파키스탄의 물 부족 사태는 기상변화와 자국의 열악한 물 관리 때문인데 파키스탄은 엉뚱한 곳에서 희생양을 찾으려 한다”고 반박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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