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내달 방미 美서 비자 안내줘 지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美‘6자 복귀 조건’ 근본 태도변화 요구하는 듯
외교소식통 “학술단체 초청 형식… 협의 필요”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3월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의 학술단체가 초청하는 형식으로 김 부상의 3월 방미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 정부가 비자를 내주지 않아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김 부상이 미국 학술단체들의 초청에 응하는 형식으로 미국에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비자 발급 등을 위해 북-미 간 협의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과 김 부상의 방중 및 방미 추진은 6자회담 복귀를 조건으로 북한이 중국 및 미국 등에 대해 모종의 거래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선 평화협정 체결과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6자회담 복귀를 거부했던 자세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일단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른 소식통도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경제지원이 끊어진 상태에서 지난해 11월 30일 단행한 화폐개혁 등 사회주의 계획경제 복원을 위한 정책들이 실패로 돌아가자 북한 당국이 대외 관계 회복을 통해 경제난을 극복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지난해 10월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참석을 명분으로 미국을 방문해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북핵특사와 접촉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을 논의했던 당시와 같은 형식으로 북한이 김 부상의 방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측은 평화협정 체결과 제재 해제 등을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지 확인될 때까지 김 부상의 방미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방중 나흘째인 이날 김 부상 등 북측 6자회담 대표단과 중국 측 6자회담 대표단은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에 관한 협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협의내용을 정리해 곧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과 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 일행은 13일 고려항공편으로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