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日 국가부채 눈덩이, 글로벌경제 더블딥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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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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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국가부채가 급증함에 따라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자,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수요 기반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국가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자 글로벌 경제가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되는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사무차장은 6일 인터뷰를 통해 “급증하는 주요국들의 국가부채가 앞으로 수년간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요국에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각국 정부가 지출을 늘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로 정부가 더는 지출을 할 수 없게 되면 회복세는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부문의 수요는 2011년에야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유엔은 최근 발표한 ‘2010년 세계 경제전망’에서 내년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을 야기할 수 있는 두 요인 중 하나로 미국의 재정건전성 악화로 인한 달러화 가치 급락을 들었다. 유엔의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의 3.1%보다 낮은 2.4%였다.

미국은 지난해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치인 97.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조치가 없으면 미국 경제는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모건스탠리는 1일 “영국이 주요 10개국(G10) 중 국가채무로 위기에 직면할 첫 국가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영국의 국가부채는 내년에 GDP 대비 82.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2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전면적인 부채 위기로 자본유출이 발생하면서 파운드화가 급락하고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가부채 급증으로 야기된 ‘두바이 쇼크’를 계기로 빚이 많은 나라의 위기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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