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동반자 ‘검은 보석’ 품기 나선다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2차 한-아프리카 포럼 23∼25일 서울서 개최

자원풍부… 국제위상 높아져
선진국 앞다퉈 지원 경쟁
12개국 고위급 100명 방한
원조 증액-공동성장 모색
‘서울선언 2009’ 채택 예정

‘새로운 기회의 땅’ 아프리카와의 교류가 본격화된다. 23∼25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한-아프리카 포럼은 한국이 아프리카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것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실질적인 대(對)아프리카 외교의 시작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차 포럼에 공들이는 한국

정부가 2006년에 개최한 1차 포럼은 당시 중국을 방문했던 아프리카 정상급 인사들을 서울로 초청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인사로비 외교’ 차원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2차 포럼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글로벌 외교’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교부는 한-아프리카 포럼준비기획단을 설치하는 등 회의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엔 회원국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53개 아프리카 국가들은 최근 아프리카연합(AU)을 통해 유엔 개혁 등 국제 현안에 대해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장 핑 AU 의장을 비롯해 세윰 메스핀 에티오피아 외교장관, 마디케 니앙 세네갈 외교장관 등 12개국 장관급 인사를 포함한 100명 정도가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 △한-아프리카 녹색성장 파트너십 △공동번영 및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정부는 특히 이번 포럼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증액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서울선언 2009’를 발표해 한-아프리카 협력의 틀을 제시할 계획이다.

○세계 주요국들의 아프리카 공들이기

과거 ‘암흑의 대륙’으로 인식되던 아프리카는 최근 세계 각국이 눈독을 들이는 ‘지구촌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석유 매장량은 1250억 배럴로 세계 매장량의 약 10%에 이른다. 우라늄 부존량 76만 t(세계의 22.8%), 니켈 615만5000t(세계의 9.2%) 등 각종 광물자원도 풍부하다.

주요 선진국들은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에 눈독을 들이며 일찌감치 진출을 서둘러왔다. 일본은 1993년부터 5년마다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를 개최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필요한 지지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5월 TICAD에서 5년간 아프리카 교통망 정비에 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1억 달러를 탕감했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거의 매년 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하며 대규모 원조를 제공하고 석유 등 에너지 개발권을 얻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한편으로는 테러의 온상이 되고 있는 소말리아 등 실패 국가들에 대처하면서 중동 이외의 새로운 석유 공급처 확보를 위해 공세적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하고 있다. 옛 소련 해체 이후 소극적이던 러시아도 최근 과거 동맹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자원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뒤처진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욱헌 한-아프리카 포럼 준비기획단장은 “주요국과 달리 개발 경험을 전수한다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아프리카와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다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