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美첨단무기 대량 구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18일 03시 00분


국방정책 방어형으로 전환… 전투기 등 도입

美-中 남중국해 갈등 이어 미묘한 파문 일어


대만이 국방정책의 기조를 ‘선제공격의 포기’에서 방어형으로 전환하면서도 대규모 미국 무기 구매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안(兩岸)은 물론 미국과 중국 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16일 입법원에 보고한 ‘4개년 국방업무 총검토’에서 양안관계의 진전으로 안보환경이 바뀌어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시절의 ‘적극적 방어’와 ‘선제적 공격’ 전략을 포기한다고 밝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국방부는 2014년까지 모병제를 전면 도입하고 군 규모도 현재 27만5000명에서 21만5000명으로 감축하는 방안도 보고했다.

하지만 대만 국방부는 이날 보고에서 미래 수요에 대비해 3세대 전투기인 F-16 C/D와 공중 급유기 등 대규모의 무기구매 필요성도 제시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에서 사실상 공관 역할을 하고 있는 ‘대만경제문화대표부(TECRO)’는 최근 미국 정부에 록히드마틴사의 F-16 C/D 66대 구매신청을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F-16 C/D 66대의 가격은 약 49억 달러(약 7조 원)로 대만에서는 현 주력 공군 전투기인 F-5가 이미 34년 이상 지나 오래전부터 교체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아직 승인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앞서 미 국방부는 13일 록히드마틴이 대만의 잠수함 초계기인 P-3C 12대에 최신 전자장비 설치 등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총 6억6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초계기 업그레이드는 2012년 시작해 2015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 공급될 부품 가격까지 포함하면 계약 금액은 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대만에 64억6000만 달러의 무기판매 계획을 발표해 미중 간 군사접촉이 중단됐다가 약 4개월 만인 지난달 말 재개됐다.

하지만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미중 해군 대치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가 불거져 양국 간에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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