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침체 극복에 노동 유연성 필요”

  • 입력 2009년 2월 26일 02시 57분


럭 신임 암참회장

데이비드 럭 신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사진)은 25일 “(한국 내) 외국 기업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노동 유연성이 낮다는 점”이라며 “노동 유연성이 높아지면 (대규모) 실직을 초래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럭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용과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 유연성 문제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들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노동 유연성은 필수적”이라며 “이런 (인적 구조조정)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 더욱더 튼실해지도록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최근 금융위기로 수만 명이 실직하고 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이 불경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럭 회장은 노동 유연성이 커지면 실직만 늘어난다는 일각의 ‘오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노동 유연성이 보장된다면 기업들은 (필요할 때) 인력 규모를 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평소에) 더 적극적으로 인력을 고용할 것”이라며 “노동 유연성은 한국에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법률은 노동자의 권리를 어느 나라보다 잘 보호하고 있다”며 “이제는 노동 유연성과 노동자 권리 간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럭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재협상이 필요 없는 매우 공정한 최고의 협정”이라며 “한미 FTA의 조기 비준은 한미 양국이 다른 국가보다 더 빨리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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