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원·명’ 왕조 멸망은 계절풍 변화탓”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극심한 가뭄 → 쌀 흉작 → 동요 불러”

中·美과학자 1800년된 석순 분석

중국 당(唐) 원(元) 명(明) 왕조의 멸망 원인 중에는 ‘계절풍 변화’에 따른 기후 변화가 있었다고 중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발표했다.

중국 란저우(蘭州)대와 미국 미네소타대 합동연구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 왕조가 교체되는 시기에 계절풍 변화로 중국에 극심한 가뭄이 들었고 이에 따른 쌀 생산 감소가 사회적 동요로 이어져 왕조 멸망의 한 요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지난해 독일의 한 과학자가 당 왕조의 쇠망과 계절풍 변화의 관계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이 같은 관계가 다시 확인됐다고 9일 전했다.

과학자들은 이들 왕조의 쇠퇴기에 찾아온 강우량 급감과 가뭄 등을 간쑤(甘肅) 성 우두(武都) 현의 석회암 동굴인 완샹둥(萬象洞)의 석순(石荀)을 분석해 알아냈다.

이 동굴에서 발견된 1800년가량 된 길이 11.8cm의 석순은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지하수 속의 탄화칼슘이 굳어 형성된 것으로 평균 2년 6개월에 한 켜씩 층이 형성돼 있다. 과학자들은 이 석순의 방사성동위원소를 분석해 동굴 부근 지역의 강우량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이 강하면 간쑤 성과 같은 중국 내륙 깊숙한 곳까지 비를 내리게 한다. 하지만 계절풍이 약하면 비는 남부와 동부지방에만 내리고 북부와 서부 내륙 지방은 극심한 가뭄을 맞게 된다. 연구팀은 또 당 왕조(618∼907년) 말기 오랜 가뭄이 든 시기에는 중앙아메리카에도 가뭄이 들었으며 마야문명 쇠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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