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 獨추어하우젠, 佛바레시누시-몽타니에 공동수상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0월 7일 02시 57분



자궁경부암-에이즈 바이러스 발견

인류 질병치료에 획기적 기여 공로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상선정위원회는 6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독일의 하랄트 추어하우젠(72) 박사, 프랑스의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61·여), 뤼크 몽타니에(76) 박사 등 3명을 공동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위는 “추어하우젠 박사는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발견했고, 바레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추어하우젠 박사는 1970년대 후반 성교를 통해 자궁 안에 들어와 기생하는 HPV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그의 연구로 1994년 국제암연구기구는 HPV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임을 공식 발표했으며 가다실, 서바릭스 등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나오게 됐다.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매년 50만 명의 여성이 걸린다.

추어하우젠 박사는 독일 뒤셀도르프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독일 암연구센터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바레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는 1983년 HIV를 처음 발견했다. 이들은 당시 HIV를 분리한 뒤 연구 결과를 미생물 분야 석학인 미국국립보건원(NIH)의 로버트 갤로 박사에게 확인 요청을 했다가 서로 먼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국가 분쟁으로 치닫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HIV 최초 발견자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으로 바레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가 최초 발견자로 ‘승인’을 받은 셈이다.

바레시누시 박사는 바이러스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몽타니에 박사는 파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 소재 에이즈연구예방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몽타니에 박사는 “4년 안에 에이즈를 치료하면서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에이즈 백신 전문가인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들은 암과 에이즈라는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균을 발견함으로써 예방과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에게는 총 1000만 크로나(약 18억 원)의 상금과 금메달, 상장이 주어진다. 노벨상 시상식은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사망일인 12월 10일 열린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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