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독성 분유’ 제조사 21곳 더 있었다

  • 입력 2008년 9월 17일 02시 55분


중국 싼루그룹의 불량 분유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16일 허베이 성 우한 시의 싼루 도매점 앞에서 불량 분유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구매증서와 분유통을 들어 보이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중국 싼루그룹의 불량 분유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16일 허베이 성 우한 시의 싼루 도매점 앞에서 불량 분유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구매증서와 분유통을 들어 보이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분유 생산업체 5곳 중 1곳 꼴… 일부 제품은 수출도

피해 아동 부모들 “치료해도 후유증… 집단 소송 고려”

신장결석을 일으키는 유해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첨가해 분유를 생산한 중국 회사가 무려 22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16일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이 175개 분유생산업체 중 영유아 분유를 생산하지 않는 66곳을 제외한 109곳을 1차 조사한 결과 중국의 최대 분유업체인 싼루(三鹿)그룹을 포함한 22개 업체의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분유생산업체의 20%가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를 생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멜라민 분유 파동’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멜라민이 검출된 회사의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봉인조치와 함께 이미 시중에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리콜명령을 내렸다.

조사 결과 이번 파동을 일으킨 싼루그룹의 제품이 kg당 최고 2563mg까지 검출돼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나머지는 상하이(上海)의 슝마오(雄猫) 619mg, 칭다오(靑島)의 성위안(聖元) 150mg, 산시(山西) 성의 구청(古城) 141.6mg, 장시(江西) 성의 잉슝(英雄) 98.6mg 순이었다.

중국 내 2대 분유업체인 완다산(完達山)의 제품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3대 업체인 이리(伊利) 제품에서는 kg당 12mg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CCTV는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 중 광둥(廣東) 성에서 생산된 야스리(雅士利) 분유만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예멘 등 3개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한편 싼루 측이 제조한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영아들의 부모 모임인 ‘싼루분유 피해자연합회’는 15일 “신장결석에 걸린 아이들이 치료되더라도 어떤 후유증이 생길지 알 수 없다”며 싼루그룹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앞서 13일 위생부와 공안부 등 중앙기관과 신장결석 영아 환자가 발생한 지방 정부가 공동 참여하는 응급대처영도소조를 설치하고 싼루 분유와 관련한 신장결석 환자는 모두 무료로 치료하도록 전 지역 병원에 지시했다.

허베이(河北) 성 위생청은 16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허베이 성에서만 7289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이 중 861명이 환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의 피해 환자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언론은 “싼루 분유를 먹은 영아만도 3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이 중 9∼10%가 환자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싼루그룹의 장전링(張振嶺) 부사장은 15일 오후 그룹 명의의 성명을 통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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