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는 “하오, 新우파”

  • 입력 2007년 8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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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우파 “공산독재 대신 민주주의 실시하자”

新좌파 “개혁개방 포기하고 계획경제 회귀”

중간파 “개방엔 찬성… 빈부차-부패 해결을”

중국의 미래 5년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중국 내부에서 치열한 사상투쟁(思想鬪爭)이 전개되고 있다고 대만의 유력 일간 롄허(聯合)보가 23일 보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올해 6월 25일 ‘6·25 강화(講話)’를 통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고수할 것임을 밝히고 자신의 ‘과학 발전관’으로 사상 통일을 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상투쟁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열리는 17차 당 대회를 10월 8일에서 14일까지 일주일간 베이징(北京)에서 열기로 확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상투쟁은 2파전=현재 사상투쟁은 신우파(新右派)와 신좌파(新左派) 사이에 주로 이뤄지고 있다.

신우파는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을 적극 지지한다. 나아가 경제제도를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바꿨듯 정치제도 역시 공산당의 일당독재를 포기하고 민주주의를 실시해야만 안정적인 발전이 앞으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후진타오 주석의 정치보좌역인 위커핑(兪可平) 중국 공산당 중앙편역국 부국장(차관급)과 셰타오(謝韜) 전 런민대 부총장, 류시루이(劉熙瑞) 국가행정학원 교수, 톈지윈(田紀雲) 전 부총리다.

위 부국장은 지난해 10월 ‘민주주의는 좋은 것’이라는 글에서 사회가 통제 불능의 혼란에 빠지더라도 민주주의를 실시하는 게 옳다고 주장해 중국 정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셰 전 부총장은 한발 더 나아가 “사유재산제를 근간으로 하는 스웨덴 식의 민주사회주의만이 중국의 살길”이라고 외쳤다.

반면 신좌파는 정반대다. 현재 관료들의 부패와 빈부격차는 모두 개혁개방 자체가 만들어낸 결과로 다시 계획경제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마빈(馬賓) 전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고문과 친중다(秦仲達) 전 화학공업부장, 리청루이(李成瑞) 전 국가통계국장이다. 이들은 “지역 도농 빈부 간 격차는 모두 개혁개방이 낳은 부작용”이라며 “특히 물권법이 공유제를 근간으로 하는 공산당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개혁개방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빈부격차와 관료부패가 개혁개방의 부작용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중간파(中間派)도 있다. 이들은 공산당 독재는 찬성하지만 최근 사회문제를 해결할 특단의 대책을 공산당에게 요구하고 있다.

▽후 주석 노선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후 주석의 노선은 이들 3개 파와 또 다르다. 후 주석은 ‘6·25 강화’에서 사상의 해방을 견지하고,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과학 발전 및 사회 조화를 이룩하고, 샤오캉(小康·그런대로 먹고 살만한 단계) 사회를 건설하는 것 등 네 가지는 절대 변할 수 없는 기본방침임을 천명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후 주석이 사상의 해방과 개혁개방 지속은 신좌파를 향해, 당내 민주 적극 추진은 신우파를 향해, 개혁개방 지속은 중간파를 향해 각각 던진 말”이라며 “후 주석은 3개 파가 17차 당 대회 개최 전에 논쟁을 멈추길 원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후 주석은 신우파의 주장에 가장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롄허보에 따르면 후 주석은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 총서기의 부인 리자오(李昭) 씨를 방문했을 때 셰 전 부총장의 글 내용을 보고받고는 “좋다 좋다(好好)”를 연발했다는 것.

반면 후 주석은 신좌파 인사 17명이 “개혁이 능사가 아니다”며 후 주석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비판하자 곧바로 이들이 운영하는 ‘마오쩌둥치즈왕(毛澤東旗幟網, www.maoflag.net)’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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