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h INTeRn3T… 암호야? 영어야?

  • 입력 2007년 8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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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대신 3… A 대신 4 인터넷 채팅-게임에 ‘그들만의 영어’ 확산

인터넷 영어 사례
tehthe(정관사), 형용사 앞에 쓰이면very(매우)라는 뜻임
pwnown, 소유하다는 뜻이지만 게임 등에선 적을 무찌르다는 뜻으로 쓰임
3E
leetspeakelite speak를 표기한 것으로 language(언어)라는 뜻
4, @, ayeA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퀴즈 하나. ‘TEh INTeRn3T i5 THr3@+EN1N9 t0 Ch@n93 thE W4Y wE $p34k’는 무슨 뜻일까요.

정답은 ‘The Internet is threatening to change the way we speak(인터넷이 우리가 말하는 방식을 위협하고 있다)’다.

인터넷 영어에 익숙한 미국 젊은이들은 암호문처럼 보이는 이 문장을 바로 ‘해독’할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채팅과 게임 등이 하나의 문화로 잡으면서 ‘그들’만 사용하고 이해하는 ‘그들만의 영어’가 통용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보도했다.

인터넷 영어의 특징은 우연성이다. 이를테면 ‘소유하다’는 뜻의 ‘own’을 ‘pwn’으로 표기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컴퓨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own’을 ‘적을 무찌르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그런데 게임 중에 빨리 컴퓨터 좌판의 ‘o’를 치려다가 바로 옆에 있는 ‘p’ 키를 누르게 되는 일이 자주 있게 되자 많은 게이머는 이제 ‘pwn’을 대신 사용한다.

비슷한 모양의 숫자나 기호가 문자를 대치하기도 한다. E 대신 3을 자주 쓴다. 인터넷에선 언어(language)를 ‘elite speak(엘리트 말)’라고 하는데, 표기는 보통 ‘133t 5p34k’라고 한다.

표준화된 표기방식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인터넷 영어의 특징이다. A만 해도 4, @, aye, ^ 등 다양한 표기방식을 혼용해서 쓰고 있다.

새로운 영어의 등장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영어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며 일부 대학은 ‘피해야 할 어휘’ 목록에 인터넷 영어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언어학자는 언어가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라며 컴퓨터 시대에 따라 새로운 영어가 등장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전 세계인의 어휘가 된 ‘OK’라는 말도 1839년 보스턴의 한 신문이 ‘oll korrect’(all correct를 의도적으로 틀리게 쓴 것)의 약자로 쓰기 시작하면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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