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약품 전달-의료진 파견 등 장기화 대비

  • 입력 2007년 8월 5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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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정부와 탈레반 간 '직접접촉'이 요구조건과 접촉장소 등에 대한 합의가 늦어져 5일 중에도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탈레반측과 직간접 교신채널을 통해 '의견 조율'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사태 장기화에 대비, 한국인 인질들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의료진 파견이나 의약품 전달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탈레반과의 교신채널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상황관리가 어느 정도 되고 있다"면서 "직접 접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나서 어떤 성과를 도출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전 조율작업은 더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직접 접촉'의 장소 선정문제는 피랍자들이 억류된 가즈니 주(州)의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가 나서 조율하고 있지만 정부와 탈레반 간에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레반이 요구하고 있는 '유엔의 신변보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 탈레반 측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탈레반 측이 이런 저런 요구를 내세우며 심리전을 펴고 있으나 자신들도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유엔의 역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접촉 장소 선정 등 기본적인 것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지만 양측 모두 접촉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접촉 장소나 시기 등은 곧 합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 측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접촉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정부는 그동안의 교신에서 탈레반이 '피랍자-수감포로 맞교환' 요구를 고수할 경우 직접협상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간 5일 정상회담이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인 피랍사태도 논의되겠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한편 피랍자들의 건강상태와 관련, 탈레반 측은 외신을 통해 전달한 '일부 인질 건강악화설'에 대해서도 우리 측과의 교신에서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 인질들의 건강유지를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일단 의약품과 필수품 전달은 물론 현지 의료진 파견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아프간에 파병된 의료부대인 동의부대 소속 군 의료진을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 인근에 대기시켜놓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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