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너바머 법정 컴백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코멘트
그가 돌아왔다.

본명 시어도어 카친스키. 수인번호 04475-046. 나이 64세. 11세에 미적분에 관심을 가졌던 수학 천재. 16세에 하버드대 장학생으로 들어가 25세에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버클리대 수학교수가 된 엘리트. 1978년 최초의 폭발음을 낸 그는 검거된 해인 1995년까지 17년간 신출귀몰한 범행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을 괴롭혔다. 그러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글의 내용이 형의 평소 주장과 비슷하다고 친동생이 신고하는 바람에 꼬리가 잡혔다.

종신형을 선고 받고 미 콜로라도 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카친스키가 자신의 ‘저작권’을 놓고 미 연방정부와 치열한 법정싸움을 벌이면서 최근 세간의 관심을 다시 끌게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1996년 몬태나 주의 오두막집에서 체포된 뒤 10년 넘게 복역 중인 그가 다시 법정 투정에 나선 이유는 연방정부가 폭탄테러 희생자들의 보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의 저작물과 편지를 일부 수정해 경매에 부치려고 했기 때문.

카친스키는 그의 저작물에 대한 소유권이 미 정부에 있지 않고 원문을 수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 헌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카친스키는 무정부주의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수집해 온 미시간대 도서관에 자신의 저작물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재판부에 이 분야 최고의 전문 변호사 선임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직접 변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부 유족들도 저작물 경매가 이 흉악범을 향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폭탄테러로 부상을 입은 데이비드 겔러트너 예일대 교수는 “범인의 재산은 아예 파괴하거나 아니면 100년 동안 봉인해 놓은 뒤 공개할 것”을 법원에 제안했다.

체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동생 데이비드 카친스키 씨도 “피해자 변상에는 동의하지만 사적인 기록이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