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무하마드 유누스-그라민 은행 공동수상

  • 입력 2006년 10월 13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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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의 한명인 방글라데시 무하마드 유누스. 자료사진 동아일보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의 한명인 방글라데시 무하마드 유누스. 자료사진 동아일보
방글라데시 빈곤퇴치 운동가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66)와 그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3일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credit)의 창시자로 빈민에게 자활의 길을 열어준 유누스 박사와 그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의 업적을 높이 평가해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우리말로 '무담보 소액대출'이라고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소득이 적고 신용이 낮아 은행 등 제도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이 불가능한 사람에게 저렴한 이자로 대출해주는 제도로 저개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940년 방글라데시의 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도미, 밴더빌트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누스 박사는 1972년 귀국해 치타공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듬해 인근의 시골 마을 조브라에서 주민 42명에게 무담보로 적은 돈을 빌려 주기 시작한 그는 1976년 그라민(마을이라는 뜻) 은행을 설립해 본격적인 소액대출 운동에 나섰다. 자선보다는 자활의 기반을 마련해 빈곤을 퇴치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대출을 받은 600만명 가운데 58%가 일자리를 찾아 절대 빈곤에서 벗어났다. 그라민 은행의 경영실적도 좋다. 1993년 흑자로 돌아선 뒤에는 외부 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대출자들의 저축과 이자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제도는 확대돼 한국 아프가니스탄 카메룬 등 세계 37개국의 9200만여 명에게 자활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유엔은 2005년을 '마이크로크레디트의 해'로 정하기도 했다.

유누스 박사는 빈민구제의 공을 인정받아 1984년 막사이사이상, 1994년 세계식량상, 1998년 시드니평화상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이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25명의 경제인'중 한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제8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이번을 포함해 국경없는 의사회(96년)와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98년) 등 3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맞췄다.

시상식은 12월 4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며 수상자는 1000만크로네(약 13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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