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군 위협 심각” → “위협 안된다”… 180도 바뀌어

  • 입력 2006년 8월 3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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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항공지원 통제 임무 이양30일 서울 인근 지하벙커에서 이상희 합참의장(오른쪽)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이 맡아온 한반도 중부지역의 근접항공지원(CAS) 통제임무를 31일부터 한국군에 이양하는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CAS 임무는 2003년 11월 한미 합의에 따라 한국군이 주한미군으로부터 넘겨받기로 한 10대 군사임무 중 하나다. 연합뉴스
근접항공지원 통제 임무 이양
30일 서울 인근 지하벙커에서 이상희 합참의장(오른쪽)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이 맡아온 한반도 중부지역의 근접항공지원(CAS) 통제임무를 31일부터 한국군에 이양하는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CAS 임무는 2003년 11월 한미 합의에 따라 한국군이 주한미군으로부터 넘겨받기로 한 10대 군사임무 중 하나다. 연합뉴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북한은 한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 군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군의 능력을 신뢰하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은 그동안 주한미군 수뇌부가 평가한 북한군의 위협 수준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최근 3년간 전현직 주한미군사령관은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군이 보유한 재래식 전력의 가공할 위협을 경고했다.

리언 러포트 전 사령관은 재임 중 5차례에 걸쳐 120만의 병력과 800기의 미사일, 세계 최고수준의 특수부대와 잠수함 전력을 갖춘 북한군의 위협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러포트 전 사령관은 2003년 3월 미 상원청문회에서 “45세 이하의 많은 한국인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적다”며 한국인의 ‘안보불감증’을 비판하기도 했다.

버웰 벨 현 사령관도 3월 미 상원청문회에서 “북한은 한국에 대해 심대하고 즉각적이며 지속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의 북한 위협에 대한 ‘체감온도’ 차이는 국방정책수뇌부와 야전지휘관의 관점의 차이에서 나왔다는 해석도 있다.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에 사활을 건 럼즈펠드 장관으로선 핵을 탑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제외한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주된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 실제 럼즈펠드 장관이 그간 언급한 북한의 위협은 핵을 탑재한 대포동 2호의 미 본토 타격 가능성이었다.

반면 3만 명의 주한미군을 포함해 한미연합군을 통솔하는 주한미군사령관은 유사시에 대비한 북한의 세부 전력 평가와 모든 유형의 전쟁 양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에 이양하고 주한미군의 재편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전시작전권을 조기에 이양하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

한 군사 전문가는 “미국은 전시작전권의 한국군 이양을 전후해 해외주둔 미군재배치검토(GPR)에 따라 주한미군의 추가 감축과 전력 조정과 같은 후속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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