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부동산 노리는 外資는 흡혈귀”

  • 입력 2006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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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화(點火)→취포(吹泡)→흡혈(吸血)→철퇴(撤退).’

중국의 대표적 관영 언론인 신화(新華)통신이 6일 ‘외국자본 부동산 투기의 일관된 궤적’이라며 지적한 표현이다.

막대한 자본으로 투기 붐을 일으킨 뒤 비싼 값에 팔아 넘겨 흡혈귀처럼 중국인의 돈을 긁어모은 다음 도망치는 게 외자(外資)란 뜻이다.

런민(人民)일보 등 중국 언론은 이날 ‘외국자본의 부동산 구입은 투자인가, 투기인가’란 제하의 신화통신 특집기사를 일제히 인터넷판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최근 여러 차례 발표된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지 않는 것은 외국자본이 부동산 투기에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서는 최근 외자 기업의 부동산 투자가 사상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서비스 회사인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6월과 9월 각각 상하이광장과 세계무역빌딩을 각각 8억4600만 홍콩달러(약 1028억 원)와 9000만 달러(약 848억7000만 원)에 사들였다.

2001년부터 5년간 15억 달러를 중국 부동산에 투자한 모건스탠리는 올해엔 3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의 카길사는 올해 2월 상하이에서 24동의 고급 별장을 구입했다.

올해 들어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와 유럽 국가는 물론 중동 국가의 기업까지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5억 달러 이상의 투기성 자본이 유입됐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자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하고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외국자본의 부동산 시장 진입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전문가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의 하지밍(哈繼銘)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이 부동산을 팔 때 인민폐 가치 상승에 따른 이윤은 환수할 수 있도록 환율조정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외환국 자본항목 관리사 쑨루쥔(孫魯軍) 부사장은 “외국자본의 부동산 유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적극적인 대책을 연구 검토 중”이라고 말해 조만간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를 시작할 것임을 예고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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