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논설위원 류한 “단오제를 한국에 빼앗기다니…”

  • 입력 2006년 5월 29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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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절을 한국에 빼앗기다니…. (이 아픔을) 문화유산 보호 강화 계기로 삼자."

음력 5월 5일 단오절을 이틀 앞둔 29일 중국의 주간 '21세기경제보도'에 실린 평론의 제목이다.

이 잡지의 논설위원 류한은 이날 게재한 시론에서 지난해 11월 한국의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을 상기시킨 뒤 "이는 결코 중국의 단오절을 빼앗아 간 것은 아니지만 중국인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문화유산 보호를 등한시하는 사이 한국은 1962년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해 민족문화에 대한 의식을 각성시켰고 강릉단오제만 해도 일찍이 1967년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했다"며 중국인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일본이 김치의 종주국인 한국을 제치고 세계시장에 김치를 내놓자 한국인들이 크게 반성하고 문화유산 보호에 한층 분발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류한은 또 "일본 역시 1871년 '고기구물(古器舊物)보존법'을 만들고 1950년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하는 등 정신문화를 강조해 온 전통이 바탕이 돼 오늘날 현대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대화는 자기 문화를 부단히 확인하고 인정하는 속에서 오는 것이지 전통을 무조건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전통명절과 민요 등 무형문화유산의 보존만이 문명부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또 매년 6월 둘째 주 토요일을 '문화유산의 날'로 정해 올해 처음으로 내달 10일 관련 행사를 벌이기로 하는 한편 춘제(春節), 청명절, 단오절, 중추절 등 유명 전통명절이 포함된 518개 항목의 제1차 국가무형문화재 리스트를 최근 확정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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