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혈흡충 박멸 나섰다

  • 입력 2006년 5월 1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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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흡충(血吸蟲)'병은 중국 남방지역에 창궐하는 병이다. 혈흡충은 사람의 정맥 혈관에 기생하면서 간이나 지라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이 병에 걸리면 배가 크게 부풀어 오르고 뼈만 앙상하게 남는다.

열대지역의 수인성(水因性) 전염병으로 혈흡충이 있는 물 속에 들어가면 10여초 안에 유충이 피부를 뚫고 들어와 침투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혈흡충 박멸을 위한 '혈흡충병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1일 시행에 들어갔다고 중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한 국가가 특정 벌레를 박멸하기 위해 법규까지 만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조례에 따르면 혈흡충병 발생 지역의 자치단체는 지역 실정에 맞게 예방과 치료 대책을 세워야 한다.

혈흡충은 다슬기의 일종인 '딩뤄(釘螺:정라)'에 알을 낳기에 딩뤄가 사는 물가에다 경고판을 세워야 한다. 또 소나 양도 물에 들어가면 마찬가지 해를 입기에 방목을 금지하고 딩뤄를 모두 잡아 없애야 한다.

혈흡충병 발병 예상지역의 주민에게는 정부가 예방약을 무료로 나눠준다. 병에 걸리면 보험으로 처리해주거나 치료비를 일부 보조한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선 것은 그동안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혈흡충병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지난해 딩뤄 서식지는 전국 386㎢로 매년 1%씩 늘어나는 추세다. 산업화와 함께 수질오염이 심해진 것이 확산 원인으로 지적된다.

발병 지역은 7개 성(省)의 110개 현(縣), 1066개 향(鄕이) 또는 진(鎭). 특히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쓰촨(四川) 성 등 창장(長江) 유역 과 이남 지역이 혈흡충병 빈발 지역이다.

최근엔 발병지역이 대도시인 상하이(上海)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3년 혈흡충병에 걸린 사람은 84만3007명. 대부분은 상당 기간 앓고 나서 회복되지만 급성에 감염된 1만 명 가운데 1000명은 목숨을 잃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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