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학분야 실력 여전히 세계최고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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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분야에서 중국과 인도가 미국을 이미 앞질렀다는 ‘공학 황화론(黃禍論)’이 근거가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학 분야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고라는 자신감을 북돋우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공학자 규모 허수(虛數)=공학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과 인도에 뒤처졌다는 미 정계와 과학계 주장의 근거는 공대 졸업생의 격차였다. 10월 미국 과학아카데미는 매년 늘어나는 공학자가 중국 60만 명, 인도 35만 명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미국은 7만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 듀크대는 최근 이를 반박하는 보고서를 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20일 보도했다. 중국과 인도의 공대 졸업생에는 2, 3년제 단기 과정 수료자는 물론 심지어 자동차 정비기술자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었다.

4년제 공대의 연간 졸업생이라는 기준을 똑같이 적용해 비교하면 미국은 13만7000여 명으로 인도(11만2000명)를 앞서고 중국(35만1000여 명)의 39% 수준이 된다. 그러나 중국 교육당국은 공대 졸업생의 세부 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가 힘든 형편이다.

이 신문은 “공학 황화론은 과장됐고 미 기업들이 해외에서 값싼 공학 인력들을 찾으려고 문제의 핵심을 흐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 기업들은 공학 인력 부족을 내세워 해외 조달(아웃소싱)과 현지 생산에 대한 비난을 비켜 가려 한다는 것이다.

▽공학자 수준도 차이=최근 미 매켄지 연구소는 중국과 인도의 공학 인력 중 각각 10%와 25%만 아웃소싱 업무를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프랭클린 오린 공대의 리처드 밀러 학장은 “미국 기술의 성공 토대는 머릿수가 아니라 독창적인 사고방식과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공학 인력의 수준 차이는 냉전시대 옛 소련과 미국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 보유 대수 격차에 빗대어 설명되기도 한다. 당시 소련의 미사일 보유 대수가 미국보다 훨씬 많았지만 미국은 정확도와 성능으로 그 격차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공학교육협회 프랭스 휴번드 집행이사는 “베를린 장벽 붕괴 때까지 소련이 보유한 미사일 규모에 관한 두려움이 현재 중국과 인도의 공학 인력 규모를 놓고 똑같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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