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환경산업 선점”…GE, 성장전략 바꿨다

  • 입력 2005년 12월 15일 03시 03분


코멘트
미국 간판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환경전략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18개월간 준비를 거쳐 다음 달 공식 발표되는 GE 환경전략의 공식 명칭은 이콜로지(ecology·생태계)와 이매지네이션(imagination·상상력)의 결합어인 ‘이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전략 구상자이자 총지휘자인 제프리 이멜트(사진) 회장이 직접 작명까지 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사전 입수한 ‘이코매지네이션’ 세부 내용에 따르면 GE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4년 수준에서 1% 감축하기로 했다. 별로 많아 보이지 않지만 감축하지 않았을 경우 2012년 GE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40% 늘어날 것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규모라고 할 수 있다. 감축 노력에는 GE의 33개 전 계열사가 동참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제조업 관련 계열사가 감축량 목표를 더욱 높게 책정했다.

여기에 더해 GE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하고, 미국 정부에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나설 것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엔진, 기계설비 등을 주로 생산하는 GE의 고객 기업들이 에너지 소비율이 높은 업종에 대거 몰려 있다는 점에서 GE의 환경전략은 그야말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1980년대 초 잭 웰치 전 회장이 추진했던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GE가 시도하는 가장 ‘기념비적인 계획’이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GE가 환경 보호를 최우선 전략으로 택한 것은 ‘돈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중국 인도의 환경설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환경산업 매출은 지난해 2400억 달러에서 2020년 3800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GE는 ‘클린 테크놀로지(환경기술)’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이 분야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7억 달러에서 2010년 15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GE는 단순한 환경친화 제품 판매보다 5배 이상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 관련 컨설팅을 주력 사업 분야로 채택할 예정이다.

관건은 수익성이 확실히 담보되는가 하는 것. 1980, 90년대에도 환경산업 열풍이 한 차례 불고 지나가면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이 분야에 진출했지만 손해만 보고 사업을 접은 전력이 있다. GE가 워싱턴에 대한 환경규제 압력을 병행하는 것도 사업의 수익성을 보장받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GE의 기업 문화. ‘식스 시그마’ 운동에서도 볼 수 있듯이 GE의 성공 비결은 통계에 근거한 치밀한 계획과 점진적 실행에 근거하고 있다. 반면 환경산업은 다소 무모하다고 할 정도로 과감한 계획과 기술적 혁신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GE가 환경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기업 문화의 대대적인 변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