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스터리츠 승전 200주년…佛나폴레옹 평가는 진행중

입력 2005-12-02 03:02수정 2009-09-3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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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은 이른바 삼제회전(三帝會戰)으로 불리는 아우스터리츠 전투 200주년이다.

이 전투에서 프랑스의 나폴레옹(사진) 황제군은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황제 연합군을 ‘섬멸’했다. 나폴레옹 군은 7만 명, 연합군은 9만 명이었지만 나폴레옹 군은 연합군 2만 명을 사살하고 2만 명을 생포하는 대승을 거뒀다.

전투의 결과는 엄청났다. 나폴레옹의 말대로 “아우스터리츠 전투는 유럽의 지도, 나아가 유럽대륙의 운명을 바꾼 사건”이었고, 나폴레옹은 명실 공히 영국을 제외한 유럽대륙의 지배자로 등극했다.

그러나 정작 프랑스는 조용하다. 2일 프랑스군이 파리 중심가 방돔 광장에서 간단한 기념식과 함께 야외 조명쇼를 하는 것이 전부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물론 나폴레옹의 후손으로 알려진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도 참석하지 않는다.

이런 프랑스의 모습은 영국 언론의 관심거리가 됐다. 허레이쇼 넬슨 제독이 나폴레옹 함대를 격파한 트라팔가르 해전 승리 200주년(10월 21일)을 맞아 영국 정부가 올여름부터 일련의 대대적인 행사를 벌였던 것에 비춰 보면 프랑스의 ‘차분함’이 이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1일 “프랑스에선 역사가 정치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프랑스의 좌-우파 정치인 모두 황제 나폴레옹이 과연 좋은 것인지 여전히 논란 중”이라는 것이다.

‘사악한 독재자냐, 비극적 영웅이냐’ ‘근대 프랑스의 아버지냐, 수십만 명을 죽음으로 내몬 학살자냐’ ‘군사전략의 천재냐, 운 좋은 허풍쟁이냐’….

더욱이 나폴레옹이 대량 학살을 저지른 독재자일 뿐 아니라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추종하는 모델이었다고 주장한 책이 1일 프랑스에서 출간돼 이런 논쟁에 기름을 끼얹었다.

역사학자 클로드 리브는 신간 ‘나폴레옹의 범죄’에서 “히틀러는 1940년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하일 나폴레옹’이라 외치며 경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나폴레옹이 과거 프랑스의 해외 영토에서 흑인 몰살과 격리 만행을 저질렀고, 특히 1802년 아이티 섬에서는 나폴레옹 군대가 노예봉기를 진압하려고 대대적인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 속에 전 세계의 나폴레옹 마니아들은 3일 아우스터리츠 전투 현장이었던 체코의 슬라프코프 마을에 모여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며, 같은 날 프랑스 해외 영토의 민간단체들은 파리 시내에서 나폴레옹의 범죄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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