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하이, 초고층 빌딩만 4000개 “자고나면 쑥쑥”

  • 입력 2005년 10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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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루의 도시 미국 뉴욕은 21세기 초반 중국 상하이(上海)에 그 명성을 내줘야 할 것 같다. 상하이에는 뉴욕의 약 2배에 이르는 4000여 개의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처럼 솟아 있다. 5년 내로 1000개가 새로 솟아오른다. 상하이는 왜 마천루의 도시로 바뀌었는가. 중국은 왜 부동산 열풍에 휩싸였는가.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건설 붐에는 덧없이 흘러간 반세기에 대한 중국인들의 보상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18일 분석했다.》

▽더 크게 더 멋지게=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후 50년간 주민들은 국가가 분배해 주는 정해진 면적의 초라한 주택에서 살아야 했다. 때문에 중국은 건설업의 불모지였다.

그러나 1998년 주택분배제가 폐지된 후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인들은 반세기 동안 강요받았던 좁은 집에서 탈출해 크고 호화로운 집에 대한 억눌렸던 욕망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소득이 꾸준히 올라가면서 미국과 프랑스식의 멋진 집을 갖고 싶은 꿈이 실현 가능해졌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앤드 로스먼 연구원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용은 너무 굶주려 있었다”고 표현했다. 세계적인 건축설계업체 겐슬러의 쥔샤 상하이 대표는 “중국에서 나는 늘 ‘작게 작게’를 부르짖고 고객들은 늘 ‘크게 크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런민(人民)일보도 부동산개발=이 바람에 부동산개발업은 누구나 군침을 흘리는 사업으로 변했다. 중국 주간지 칭녠스쉰(靑年時訊)은 지난해 “중국에서 폭리를 취하는 10대 업종 중 1위는 부동산개발업”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100대 부자 중 35명이 부동산개발업자였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철강 석유 통신 등 거대 국영기업과 중소기업들도 앞 다퉈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베이징(北京)에 12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해 뉴타운을 개발하는 한 기업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방의 전력회사였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기관지 런민일보도 상하이에 고급주택 개발업체를 자회사로 갖고 있다.

▽자원 ‘불가사리’ 중국 빌딩들=중국이 최대의 석유 소비국으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부동산 열풍 때문이다. 올해 중국 전역에서 개발된 부동산 면적은 4억4000만 m². 수만 곳의 공사장에서 석유와 전력을 비롯해 시멘트 목재를 엄청나게 쓰고 있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국내총생산·GDP 기준)은 약 4%. 그러나 2003년 전 세계 석유의 7.4%, 석탄 31%, 철강 27%, 알루미늄 25%, 시멘트 40%를 소비했다. 국제 원자재시장도 중국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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