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커들, 15일 日 대공습

  • 입력 2005년 8월 15일 03시 08분


코멘트
중국 해커들이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해커들이 일본 측의 방어를 피하기 위해 중간 경유지로 한국의 서버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누리꾼(네티즌)들은 청나라와 일본이 한반도에서 싸웠던 청일(淸日)전쟁에 빗대 ‘사이버 청일전쟁’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14일 정보통신부와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해커조직인 훙커(紅客)연맹 중심의 해커 4만5000여 명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終戰) 60주년 기념일인 15일을 기해 일본 사이트를 총공격할 계획이다.

특히 역사왜곡 비난을 받고 있는 후소샤(扶桑社) 출판사와 일본 내 반중(反中) 사이트가 주요 공격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훙커연맹에 등록한 정식 회원만 3만 명이 넘고 국가 차원에서 10만 명 이상의 해커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공격을 막기 위해 해킹의 진원지로 파악된 중국의 인터넷 주소(IP)를 차단하면서 불똥이 한국에 튈 수 있다는 점.

중국 해커들은 한국을 경유해 일본의 웹 사이트를 공격하면 일본 측이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사이트가 우회 경로로 쓰여 중국에서 한꺼번에 접속요청이 쇄도하면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국내 중대형 컴퓨터가 과부하로 다운될 수 있고 해킹 공격지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정통부는 이에 대비해 최근 국내 초고속인터넷업체(ISP)와 300여 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인터넷 보안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KT는 ‘중일 사이버전 예방 및 대응계획서’를 만들어 각 지역본부 상황실에 배포했으며 16일까지 ‘침해사고 대책본부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다.

데이콤도 3개 팀 80여 명으로 ‘응급 대응팀’을 구성해 16일까지 활동하기로 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서버 관리자들의 대응지침을 마련해 알리는 한편 개인 사용자들도 보안 패치와 백신, 안티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조언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