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결정 앞두고 증시 촉각

  • 입력 2005년 5월 2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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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FOMC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미국 경기 상황에 대한 진단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어서 주식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2일 FOMC가 기준금리를 현행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가에 나쁜 영향을 주지만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상된 것으로 미국이나 국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예상=미 FRB의 관심은 크게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 두 가지다.

성장 둔화가 물가 상승보다 더 걱정된다면 금리를 올리지 않거나 소폭 올려 소비와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반대로 물가가 더 걱정이라면 비교적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려 시중자금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이효근 수석연구위원은 “1분기(1∼3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상당히 좋지 않게 나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며 “반면 국제유가는 최근 내림세를 보여 FRB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 폭과 함께 FOMC가 미국 경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언급을 하는지도 관심거리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경기에 대한 강한 우려보다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의 언급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원증권 고유선 선임연구원은 “실물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FOMC가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내용의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도 ‘점진적 속도(measured pace)’라는 표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큰 악재도 호재도 아니다=금리가 많이 오를수록 주가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증시에 있는 돈이 은행 등 높은 이자를 주는 곳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른다면 이 정도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수준으로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세종증권 윤재현 상무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강했기 때문에 이달에는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0.25%포인트 인상은 악재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을 만큼의 호재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FOMC가 만약 0.2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리거나 ‘점진적 속도’라는 표현을 삭제해 앞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을 예고한다면 국내 증시에 주는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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