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 초대 국장…비밀작전 개입 경험

  • 입력 2005년 2월 18일 18시 10분


코멘트
17일 미국 국가정보국(DNI) 초대 국장에 지명된 존 네그로폰테 주이라크 대사(66·사진)는 경력 40년이 넘는 베테랑 외교관이다. 온두라스, 멕시코, 필리핀 대사를 지냈으며 유엔 대사에 이어 지난해 6월 이라크 대사로 임명돼 전후 복구사업과 총선 과정을 지휘했다.

그는 특히 내전을 치른 베트남, 에콰도르, 온두라스에 근무할 때 막후협상과 비밀작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경험이 있어 군 및 정보기관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이 때문에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연간 예산이 400억 달러나 되는 국가정보국장을 맡기에 충분한 경험과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그로폰테 지명자는 선박업을 하던 부유한 그리스계 집안 출신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스위스와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5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어머니는 그리스 최고 미인이란 말을 들을 정도였다.

예일대 졸업 후 외교관 시험에 합격해 1960년 홍콩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베트남에서 정치담당으로 근무할 때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에게 발탁돼 파리평화협상에 참여하며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협상 결과를 놓고 키신저 장관에게 항의한 일 때문에 한동안 남미의 에콰도르와 그리스에서 근무하는 ‘시련’을 겪었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80년 그의 능력을 잘 아는 리처드 홀브룩 국무부 차관보의 지원으로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에 임명됨으로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그가 온두라스 대사 시절 군사정권의 살인과 고문, 인권유린을 묵인했다고 비판해 왔다.

그의 지명에 대해 일부 단체들이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1년 9월 유엔 대사 임명 때는 같은 이유로 6개월 동안 상원 인준이 지연되기도 했다. 그 자신은 비공개적으로 인권문제를 제기했으며 온두라스 정권이 비밀리에 운영한 암살단 활동은 몰랐다고 주장한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