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t급 소형 核실험까지 ‘국제감시망’에 다 잡혀

  • 입력 2005년 1월 1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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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핵폭발 실험을 즉각 포착하는 국제 감시망이 한층 강화된다. 고성능 폭약 1kt급의 초소형 핵무기 폭발까지 감지하는 전방위 탐지체계가 곳곳에 설치된다.

뉴욕타임스는 19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준비위원회 산하의 ‘국제감시망(IMS)’이 대폭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인 CTBT는 1996년 마련됐으나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다.

▽범위·능력 확충=CTBT 준비위는 지난해 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감시망 구축 1단계를 마무리했다. 140곳에 관측소를 확보해 큰 규모의 핵폭발을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이어 2010년까지 관측소를 321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kt급 초소형 핵폭발 실험까지 낱낱이 탐지할 수 있게 된다. 관측소 중 170개는 지진파를, 11개는 수중음파를, 60개는 공중음파를, 80개는 방사능물질을 각각 탐지한다는 계획. 올해에만 1억500만 달러(약 1087억 원)를 투입한다.

CTBT 준비위는 “관측소가 확충되면 IMS는 모든 비밀 핵무기 실험을 탐지하는 ‘잠들지 않는’ 파수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가 주 대상=서방 전문가들은 지구촌이 냉전시대에 이어 ‘제2의 핵 위기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우려한다. 주요 감시 지역은 아시아로 핵무기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핵실험을 시도하는 이란과 북한이 대상국가로 꼽힌다.

핵무기 개발 국가들은 핵폭발 실험을 통해 무기의 결함을 발견해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과정을 밟는다. IMS는 기본적으로 핵폭발과 자연재해인 지진이 일으키는 충격파 모양의 차이를 통해 두 가지를 구별해낸다.

IMS에는 전 세계 89개국에서 파견된 268명의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산하 관측소가 보내오는 각종 자료를 비교 검토하고 있다.

▽한계=IMS에서 얻어진 정보는 핵무기 개발을 지연 또는 중단시키는 ‘증거’로 사용된다.

그러나 근거조약인 CTBT가 아직 발효되지 않아 제약을 받고 있다. 핵무기 초강국인 미국 상원이 1999년 CTBT의 비준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준비위 체제로 가동 중이다.

하지만 미국은 CTBT 준비위에 매년 2000만 달러(약 207억 원)를 내는 최대 지원국이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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