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하드]빈라덴, 테러홍보 중요성 강조

  • 입력 2005년 1월 12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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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지하드’는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이 홍보의 중요성을 인식해 미디어 사업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한 2001년에 생겨난 단어다.

하지만 기원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성전을 촉구하는 CD가 주로 제작됐다. ‘(아프가니스탄을 강점하고 있는) 소련에 대항해 성전에 나서라’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지만 요즘은 성전 대상이 미국으로 바뀌었다.

CD의 가장 큰 장점은 글자를 몰라도 내용을 알 수 있다는 점. 이슬람 지역은 문맹률이 높아 글로 된 자료보다 동영상이 훨씬 호소력을 갖는다.

빈 라덴은 2001년 초 파키스탄 페샤와르 지역의 CD 제작소를 접수해 ‘앗 사하브 미디어 프로덕션’을 차렸다. ‘앗 사하브’는 구름이란 뜻.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를 구름처럼 뒤덮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공격으로 앗 사하브는 파키스탄의 제작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미군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운 해외로 근거지를 옮겨 CD 제작뿐 아니라 온라인 배포에 주력하게 된다. 이때 ‘디지털 지하드’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이슬람 단체 ‘알 무하지룬’은 홈페이지를 통해 빈 라덴의 동영상 메시지를 회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앗 사하브로부터 성전을 촉구하는 동영상을 받아 게재하기도 한다.

이 단체 지도자인 오마르 바크리옹은 일본 NHK TV와의 인터뷰에서 “회원들이 매주 한 번씩 모여 빈 라덴의 동영상을 본다”며 “회원들이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다운받더라도 영국에서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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