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원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성전을 촉구하는 CD가 주로 제작됐다. ‘(아프가니스탄을 강점하고 있는) 소련에 대항해 성전에 나서라’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지만 요즘은 성전 대상이 미국으로 바뀌었다.
CD의 가장 큰 장점은 글자를 몰라도 내용을 알 수 있다는 점. 이슬람 지역은 문맹률이 높아 글로 된 자료보다 동영상이 훨씬 호소력을 갖는다.
빈 라덴은 2001년 초 파키스탄 페샤와르 지역의 CD 제작소를 접수해 ‘앗 사하브 미디어 프로덕션’을 차렸다. ‘앗 사하브’는 구름이란 뜻.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를 구름처럼 뒤덮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공격으로 앗 사하브는 파키스탄의 제작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미군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운 해외로 근거지를 옮겨 CD 제작뿐 아니라 온라인 배포에 주력하게 된다. 이때 ‘디지털 지하드’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이슬람 단체 ‘알 무하지룬’은 홈페이지를 통해 빈 라덴의 동영상 메시지를 회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앗 사하브로부터 성전을 촉구하는 동영상을 받아 게재하기도 한다.
이 단체 지도자인 오마르 바크리옹은 일본 NHK TV와의 인터뷰에서 “회원들이 매주 한 번씩 모여 빈 라덴의 동영상을 본다”며 “회원들이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다운받더라도 영국에서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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