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共… 수단… 난민 줄잇는 아프리카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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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다 가도록 ‘아프리카의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수단 정부는 지난 2년간 160여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다르푸르 지역 반군과의 전투를 19일 ‘조건 없이’ 즉각 중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교전이 벌어졌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6년째 계속되는 내전으로 인해 12일 이후에만 10만여 명이 피란행렬에 올랐다. 모두 인종갈등과 정권 장악을 위한 ‘비극적 전쟁’이다.

▽머나먼 타협, 늘어나는 희생자=오스만 이스마일 수단 외무장관은 19일 유엔 및 아프리카연합(AU) 관계자들과 긴급 회담을 갖고 다르푸르 반군에 대한 공격 중지를 약속했다. 수단 정부는 유엔과 AU가 반군에도 공격 중지를 설득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 발표에도 양측의 교전은 그치지 않았다. AU의 한 관계자는 이날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AU 소속 헬기 1대가 피격됐다”고 밝혔다. 2년 가까이 내전이 계속된 다르푸르 지역에서 수단 정부군은 2주 전부터 반군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해 왔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정부군과 반군이 동부 카냐바용가에서 19일 교전을 벌인 것을 비롯해 12일 이후 이 지역에서 4km 정도의 전선을 형성해 대치하고 있다.

▽속수무책 국제사회=지난해 2월 이후 다르푸르 사태의 희생자는 7만여 명. 난민은 160만 명이 발생했다. 국제구조위원회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요즘도 하루 1000명꼴로 주민이 희생되고 있다. 분쟁과 이에 따른 질병, 기아 등이 주요 사망 원인이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30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노력은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다르푸르 지역에는 현재 AU에서 파견된 휴전감시단 8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나 역할은 미미하다. AU의 중재로 수단 정부와 반군은 10일부터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평화회담을 하고 있지만 반군 측이 ‘정부군 선(先) 철수’를 요구하며 회의 출석을 거부해 결렬 위기를 맞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도 1999년부터 유엔 평화유지군 1만1000명이 파견돼 있지만 장비와 지원 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복잡한 원인=수단의 내전은 아랍계 주민을 우대하는 수단 정부의 차별정책에 항의해 흑인계 수단해방군이 무장저항을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수단 정부는 아랍계 민병대를 지원해 수단해방군을 진압하고 있다. 수단해방군 외에도 정의평화운동이라는 반군도 생겼다.

국민의 60% 이상이 이슬람교도인 수단에서는 다르푸르 지역의 반군 역시 이슬람교도이지만 아랍계는 아니다. 그러나 남부지역 주민은 흑인 기독교도가 대부분이어서 이 지역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은 인종 갈등 외에도 이웃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르완다가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르완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우간다 역시 남몰래 반군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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