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지하속 알카에다를 잡아라”

  • 입력 2004년 10월 7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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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눈부신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인터넷이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역으로 문명을 공격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미국 평화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테러조직과 무장단체들이 개설한 웹사이트는 7년 전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었다. 지금도 사이버상에서는 새로운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과 이를 제지하기 위한 각국 정보기관과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 스며든 테러=아프가니스탄에서의 탈레반 정권 붕괴로 집단적인 활동이 불가능해 진 알 카에다는 철저히 점조직으로 움직이면서 사이버 공간을 활동매개체로 삼고 있다.

이들은 사이버 공간을 통해 테러의 정당성을 호소하는가 하면 세계 도처에 널려 있는 조직원들에게 지령을 보내고 각종 테러 대상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

또 참수라는 중세기적 살인방법을 첨단 인터넷 기술과 결합시킴으로써 인터넷을 심리전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직원 모집과 교육도 사이버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알 바타르’라는 사이트에는 요인 납치, 폭탄제조, 휴대전화를 이용한 폭탄테러, 자살벨트를 터뜨리는 방법, 참수비디오 촬영 및 웹에 올리는 방법 등 요원을 위한 교육내용이 자세하게 게재돼 있다.

어떤 인질을 잡으며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방법에 대해 자신들끼리의 논쟁도 벌어진다. 예를 들어 참수비디오를 자주 공개한 한 웹사이트에는 ‘미숙하고 어리석은 짓’ ‘작전상의 실패’ ‘(우리 행위의) 정당성을 잃게 하는 실수’라는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소리 없는 사이버 전쟁=테러와의 전쟁에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반(反)테러 기관들은 현재 ‘스니퍼즈’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e메일과 채팅내용을 검열하고 안보 관련 주요 사이트에는 테러범들의 접근을 차단시키고 있다.

인터넷 채팅방에서 테러 대상과 방법을 토의했던 9·11테러 때와 같은 수법은 이젠 고전이 됐다.

테러리스트들은 서버를 수시로 바꾸고 수천개의 암호메시지를 포르노 그림과 함께 전송하는가 하면 발신자 추적이 불가능한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반테러기관들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다.

알 카에다의 최초 사이트로 알려진 ‘알네다닷컴’은 지금도 각국 정보기관의 추적을 교묘히 피해 다니고 있다.

하지만 일단 정보기관에 걸려들기만 하면 테러리스트들은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 실례로 올해 7월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알 카에다 컴퓨터 전문가 무함마드 나임 누르 칸의 노트북컴퓨터에는 조직원 수백명과의 연락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오사마 빈 라덴의 경우 현재 통신원에 의한 연락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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