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이라크파견]닉슨-카터정부때 두차례 감축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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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두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을 감축했다.

69년 출범한 닉슨 행정부는 베트남전쟁의 악화로 미국 내에서 아시아지역의 분쟁에 대한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70년 10월 15일 미 제7사단 1만2000명을 1단계로 철수시키고, 71년 3월 27일엔 미 제7사단의 본대 병력 8000명을 추가로 철수시켰다.

두 번째 주한미군 감축은 77년 1월 카터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미 제2사단 철수계획을 수립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하면서 진행됐다. 이에 따라 1단계(77∼79년)로 2사단 1개여단 6000명을, 2단계(79∼81년)로 9000명을 철수시킨다는 계획이 마련됐으나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군 전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는 보고서를 내고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미 의회가 철군에 반대하는 바람에 실제 감축병력은 3400명(77년 6월∼78년 12월)으로 수정됐다.

이 과정에서 카터 대통령은 당시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하던 존 싱글러브 미 제8군 참모장(소장)을 77년 5월 21일 전격 해임하기도 했다.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 때마다 한국에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다. 닉슨 대통령은 71년 한국에 15억달러 규모의 군사원조를 약속했고, 카터 대통령은 77년 주한 미 공군력의 증강과 군사차관(FMS) 제공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주한미군 감축은 1·21사태(68년), KAL기 납북(69년), 박정희 대통령 저격미수사건(74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76년) 등 한반도 안보상황과는 상관없이 미국의 정치상황과 논리에 따라 이뤄진 측면이 강하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역대 주한미군 규모와 철수 관련 주요 상황
연도주한미군 규모비고
19686만7000명1·21사태 발생
19696만3000명미 닉슨 정부 출범, 닉슨독트린 발표, KAL기 납북
19714만1000명주한미군 2만명 2단계 철수 완료
19743만8000명박정희 대통령 저격미수사건
19754만2000명베트남 공산화
19763만9000명판문점 도끼만행사건
19774만2000명카터 정부 출범, 주한미군 철수안 발표
19783만9000명3400명 철수 후 추가 감축 중단
19813만8000명레이건 정부 출범, 주한미군 철수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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