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토라고분 첫 육안조사…고구려 벽화 관련 여부 관심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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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촬영된 기토라 고분 석실 벽면의 사신도 중 주작. 남쪽의 수호신으로 현실과 상상의 동물이 복합된 봉황의 색깔이 뚜렷하다.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최근 촬영된 기토라 고분 석실 벽면의 사신도 중 주작. 남쪽의 수호신으로 현실과 상상의 동물이 복합된 봉황의 색깔이 뚜렷하다.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고대 일본의 수도였던 나라(奈良)현의 기토라 고분에 대한 발굴작업과 육안 조사가 처음 이뤄지고 있어 고구려 벽화와의 관련성 등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세기 말∼8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기토라 고분은 1983년 석실 내부 벽면에서 고구려 벽화의 특징인 현무도(玄武圖)를 포함한 사신도(四神圖), 천장에서 천문도가 발견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네 차례 카메라를 집어넣어 촬영한 적은 있으나 발굴작업과 석실 내부 육안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고분은 800년 전 도굴돼 부장품은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일본 문화재연구소는 1월 하순부터 고분 남쪽에 대한 발굴작업과 함께 도굴범들이 뚫은 구멍을 이용해 가로 세로 각각 40cm 크기로 파들어 가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벽화 상태를 육안으로 점검하고 정밀 디지털카메라로 근접촬영하는 것이 목적.

9일 문화재연구소 조사원들이 구멍을 통해 직접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석실 높이는 1.1m였으며 내부 습도는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 보존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신도와 천문도의 보존 상태는 아직은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원들은 “북쪽 벽에 그려진 현무도가 의외로 컸으며 주작(朱雀)이 그려진 남쪽 벽면에는 나무뿌리가 뻗어 내려온 상태였으나 채색은 매우 선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도굴 구멍 부근의 흙에서 검은색과 붉은색 칠 조각 30여점이 발견됐다. 도굴범들이 목관 뚜껑을 뜯어내 버린 흔적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검은색은 관 외부, 붉은색은 관 내부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칠을 한 목관은 왕실 직계나 고관의 무덤에만 사용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일사학자인 이진희(李進熙) 와코(和光)대 명예교수는 “사신도와 고구려풍의 여인도가 발견된 인근 다카마쓰(高松)고분 백호가 남쪽을 향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기토라 고분의 백호는 북쪽을 향하고 있다”면서 “고구려 벽화와의 비교 연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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