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경제 생각보다 타격 미미…양계산업 고통-제조업은 성장

  • 입력 2004년 2월 8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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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鳥類)독감이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양계산업에 큰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동남아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훨씬 작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현지 정부기관 등의 분석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예를 들어 세계 4위의 닭고기 수출국인 태국의 경우 조류독감으로 주요 수출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연 10억달러 규모의 양계산업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100만명에 가까운 양계산업 종사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태국 경제는 컴퓨터와 자동차부품산업 등 제조업 중심으로 바뀐 지 오래됐기 때문에 전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마이너스 효과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제한적이라는 것.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조류독감으로 인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감소분은 0.2%포인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양계산업이 태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그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조류독감으로 인한 태국의 GDP 감소분이 0.7∼0.9% 포인트로 좀 더 클 것으로 예상하지만, 태국이 올해 전반적인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7%에 육박하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다른 국가들도 양계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전체 인구 2억2000만명 중 125만명 정도가 조류독감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예상했다.

그런데 조류독감에도 불구하고 아직 동남아 국가의 주요 수입원인 관광산업은 사스가 발생했을 때처럼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스가 발생했을 때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의 호텔이 텅텅 비는가 하면 동남아행 항공기 예약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조류독감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면 그 파장은 사스 못지않게 심각할 것으로 뉴욕 타임스는 내다봤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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