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경상적자 확대로 美 경기회복 어렵다”

  • 입력 2003년 8월 5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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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회복 전망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스티븐 로치(사진)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일 “미국경제가 디플레이션(저물가+저성장) 길목에 서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데 이어 4일(한국시간 5일) “미국경제는 디플레이션과 경상수지의 과도한 적자라는 두 가지 심각한 문제점에 봉착했는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이에 대한 해결책이 각기 다른 문제점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데에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디플레이션과 관련해 로치는 미국의 장기금리는 4.5%에 달하고 있다며 이런 고금리가 지속 되면 투자확대가 어려워 결국 저성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처방은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일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수입을 촉진시켜 이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넘어선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경상수지 적자와 관련해 로치 는 경상수지 적자폭이 GDP 대비 5%를 넘어서면 위기가 발생했던 게 역사적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는 달러가치 하락, 미국금리 급등, 국내소비 축소 등 1997년 한국이 경험한 위기상황이 벌어진다. 이에 대한 대응은 미국이 달러가치를 하락시키고 무역흑자국은 국내소비를 진작시켜야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특히 통화가치가 상승한 미국 무역상대국들은 수입가격 하락에 따라 디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기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는 것과 관련해 5일 금융계 인사는 “한국은행은 미국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는 낙관적 견해에 동의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에 달러 약화(원화 강세)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7일(목요일) 콜금리 목표를 추가적으로 인하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이런 판단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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