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佛-러 "승전잔치 소외될라"…복구참여 안간힘

  • 입력 2003년 4월 9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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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8일 프랑스 러시아 독일 정상들도 3자 회동을 결의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11, 1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이라크전쟁을 수행해 온 미영 지도자의 회동에 ‘반전축(反戰軸)’ 지도자들이 대응하는 형식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후자 쪽의 초조감이 배어 나온다. 전쟁이 미영의 압도적 승리로 가닥 잡히자 전후 복구의 ‘잔치’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영 정상은 회담에서 이라크 전후 처리 과정에서 유엔이 ‘긴요한 역할(Vital Role)’을 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유엔은 ‘인도적인 역할’에 국한돼야 한다던 미국이 한 발 물러선 셈.

그러나 미영이 합의한 유엔의 ‘긴요한 역할’은 시라크 등 반전축 지도자들이 주장해 온 유엔의 ‘중심적 역할(Central Role)’과는 판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BC 방송은 ‘긴요한 역할’이란 미영의 군정 실시 뒤 유엔이 이라크 과도정부 수립 과정에만 참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시라크 대통령은 8일 “이라크의 정치 경제 행정적 재건은 유엔이 단독으로 떠안아야 하는 임무”라고 역설했다.

프랑스는 이날 이라크 난민 지원 사업에 100만유로(약 13억5000만원) 제공을 약속, 전후 이라크에 발을 밀어 넣으려 애썼다. 그러나 패트리샤 휴이트 영국 통상산업부 장관은 “내가 이라크 과도정부 장관이라면 사악한 사담 후세인 체제를 지원한 (프랑스) 기업들을 좋게 보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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