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에 평화 오나…콩고共-르완다 평화협정

  • 입력 2002년 7월 31일 18시 26분


‘아프리카의 땅에도 평화의 시대는 오는가.’

숱한 분쟁과 가난으로 얼룩져온 콩고민주공화국 수단 앙골라 등지에서 최근 평화의 기운이 감돌면서 아프리카의 정치 경제적 성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는 30일 250만명의 사망자를 낸 4년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98년 르완다가 반군을 지원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을 침공하면서 시작된 이 전쟁은 콩고민주공화국이 르완다 반군을 무장 해제한 뒤 본국으로 송환시키고 르완다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합의하면서 끝이 났다.

또 19년간의 내전으로 200만명이 사망한 수단에서는 20일 정부측과 반군인 ‘수단인민해방군(SPLA)’이 종전에 원칙 합의했다. 북부 이슬람계 정권과 남부 기독교계 주민들은 앞으로 6년간 남부의 자치를 실시한 뒤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하기로 한 것.

앞서 27년에 걸친 아프리카 최장기 내전으로 50만명이 사망한 앙골라에서도 구 소련의 지원을 받은 좌익 정부와 미국이 지지하는 우익 반군 사이에 4월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국가간 전쟁과 내전은 99년 각각 7개, 11개에서 지난해 6개, 8개로 줄었다. 전쟁 사망자도 99년 6만7000명에서 지난해 2만1000명으로 감소했다.

아프리카에서 분쟁이 줄고 있는 것은 최근 1, 2년간 유엔과 주요 선진국들이 60억∼100억달러의 재정 지원, 평화유지군 창설, 무역장벽 제거 등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각국에 분쟁중지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연합(AU) 출범을 계기로 대륙공동체 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한 원인.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 평화협정이 번번이 깨진 전례로 볼 때 이번 화해 열풍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분쟁이 천연자원 확보를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경제적 해결책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것.

실제로 휴전협정 성사 후에도 앙골라 반군의 일부 세력은 막대한 수입원인 다이아몬드 밀거래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군을 공격하고 있다. 수단의 북부 정부군이 석유 매장량이 많은 남부의 분리독립을 쉽사리 허용할지도 미지수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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