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美증시대책 감감… 투자자 실망 확산

  • 입력 2002년 7월 24일 18시 25분


또 폭락 - 뉴욕 AP연합
또 폭락 - 뉴욕 AP연합
《“지금 미국 경제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멘털(심리)이 문제다.” 최근 사흘동안(거래일 기준) 연이어 미 증시가 폭락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미 경제관료들과 금융계 인사들이 투매현상을 보이고 있는 증시 안정을 위해 부심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좀체 심리적 공황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 실물경제는 견고하다”〓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리처드 그래소 회장은 23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000년 3월 최고치에 비해 47%나 폭락한 상태”라며 “지금이 뉴욕증시의 바닥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S&P 500지수가 73년 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48%나 하락한 적이 있었다”며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앤 크루거 수석부총재도 이날 “최근의 미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모든 경제 지표들이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이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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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미 증시의 하락은 “단지 거품이 빠지는 과정일 뿐”이라고 단정한 바 있다.

그러나 월가의 분석가들은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두려움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주요 증권사 대표들과 회동, 증시현안을 논의했으나 증시대책을 발표하지 않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증시회생 처방 그 가능성은?〓뉴욕타임스는 22일 연일 미끄럼을 타고 있는 미 증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3가지 방법에 대해 그 가능성을 분석했다.

먼저 자사주 매입.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수요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도 일조한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기 때문.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 최신호(24일자)는 최근 보름동안 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 중 최소한 12개 기업이 280억달러 이상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펩시코는 자사주 7%를 50억달러에 매입한다고 발표했으며, 클로록스는 5억달러(6.1%)규모의 매입 계획을 밝혔다.

두 번째는 FRB의 시장 개입. 금리를 더 낮춰 자금의 물꼬를 증시로 돌리거나 FRB가 재무부나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현금유동성을 늘려주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은 주가부양을 위한 정책 개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부시 행정부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경제팀을 개편한다면 미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폴 오닐 재무장관과 하비 피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고문 등이 그 타깃.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거듭해서 경제팀 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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