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한국경제 ‘나홀로 호황’ 언제까지…

  • 입력 2002년 7월 11일 19시 01분


대내외 경제지표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경제지표들은 갈수록 청신호를 내고 있지만 국제 경제환경엔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

올 5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진 실업률은 6월에도 2.7%로 하락,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추계한 실업자수는 61만1000명으로 전달보다도 7.6%나 줄었다.

부진했던 투자와 수출도 살아나고 있다. 설비투자는 5월 작년 같은 달보다 5.1% 늘어 회복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기계류 출하와 수입이 강세를 보인 덕택. 6월 수출은 고작 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월드컵경기에 따른 이완된 생산분위기와 조업일수 단축에 따른 것으로 분석돼 7월부터는 다시 10%에 가까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경기가 살아나는데도 물가는 2%대의 상승률을 나타내 물가관리 목표선인 3%대를 밑돌고 있어 정부의 경기운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화증가율 채권금리 등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속락했던 주가도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순매수세를 신호탄으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국제 경제상황은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원화가치가 크게 올라(원-달러 환율 하락) 수출업체의 채산성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미국 경제의 금융불안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원화가치는 엔화가치가 달러화에 대비해 오른 폭만큼 따라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4분기(4∼6월) 중 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원화 및 엔화 환율의 상관계수는 0.92∼0.97이나 됐다. 이는 엔화 강세시 원화 강세가 나타난 경우가 90%를 넘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동조화로 일본 수출품과의 가격경쟁력은 변화가 거의 없는 편. 그러나 사실상 달러화와 고정비율로 교환되는 중국 위안화에 비해 원화가치가 연초대비 13%나 올라 중국산 제품과 수출시장에서 버거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LG경제연구원은 우려했다.

최근의 미 금융시장 불안은 미 경기 회복속도에 대한 회의를 증폭시키고 있다. 다만 정부는 금융시장 불안이 소비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박병원(朴炳元)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대외경제가 불안해도 국내경제가 활기를 보이는 것은 부쩍 커진 내수의 덕택”이라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은 만큼 환율불안은 머지않아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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