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주석직 계속 머무나

  • 입력 2002년 7월 3일 17시 53분


장쩌민(江澤民·76·사진)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진퇴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9월 열릴 제16기 당 전국대표대회(16대)에서 당중앙군사위 주석직만 유지한 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에게 당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물려주고 2선으로 물러나리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최근 들어 끊임없이 유임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

특히 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1일 당 창건 81주년을 맞아 장 주석의 ‘3개 대표 이론’을 높이 받들고 장 주석을 핵심으로 일치 단결하자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함으로써 그의 권력 연장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 외교소식통들은 3일 “중국 권력층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와 해방군보가 이런 사설을 실은 것은 의미심장하다”면서 “장 주석의 현직 유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소식통들은 “이달 말 하계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릴 당지도부 회의에서 권력 교체를 둘러싼 막판 조정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장 주석의 유임설은 지난해 10월 열린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16대에서의 퇴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가법률과 규정에 따를 것”이라는 말로 즉답을 회피하면서 촉발됐다.

특히 올들어 △공산당이 중국의 선진사회 생산력 발전 요구를 대표하고 △선진문화의 창달을 대표하며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장 주석의 3개 대표 이론이 중국 언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이를 공산당 당장(黨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정치협상회의(정협)의 주장까지 나오면서 권력 강화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장 주석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나돈다.

우선 장 주석이 16대에서 후진타오 부주석에게 총서기직을, 내년 3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직을 단계적으로 물려주는 대신 덩샤오핑(鄧小平)처럼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해 당정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안이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다음으로 장 주석이 당총서기직을 폐지하고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처럼 당주석직을 부활하거나 당정치국과 중앙군사위를 합친 국가안전위원회를 신설해 자신이 취임하는 권력 강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후진타오 부주석에게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물려주되 집단지도 체제를 형성해 당정의 주요 결정에 대해 원로들의 재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장 주석의 유임에는 장애도 적지 않다.

82년 12월 제5기 전인대 5차 회의에서 개정된 신헌법은 국가주석직을 연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97년 15기 당대회부터는 지도층 보직 취임시 연령 상한선을 70세로 정해 놓았다.

이 때문에 장 주석이 권력 연장을 시도할 경우 당원들과 일반 국민의 반발을 불러오고 이는 심각한 당 내부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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