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오타니에미 과학단지’ IT집중육성 강소국일궜다

  • 입력 2002년 4월 8일 17시 59분


《호수와 숲의 나라 정도로만 알려져 있던 핀란드가 정보통신 등 하이테크 산업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나라로 뜨고 있다. 8일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작지만 강한 나라’ 핀란드의 대표적 ‘성장 엔진’인 오타니에미 과학단지를 찾아가 보았다.》

헬싱키 근교의 소도시인 에스포. 핀란드의 ‘성장 엔진’인 오타니에미 과학단지가 있다. 이곳은 연구소와 기업, 대학이 한곳에 모여 협력하는 핀란드식 산학협동 체제를 잘 보여준다. 과학단지 안팎에 노키아 본사를 비롯해 크고 작은 250개 기업과 핀란드기술연구센터(VTT), 헬싱키공과대학(HUT) 등이 들어서 있으며 학생 1만5000여명에 연구인력은 3000여명에 이른다.

과학단지 안의 벤처센터인 인노폴리(Innopoli)의 일포 산탈라 회장은 “우리 일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예를 들면 HUT의 학생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벤처기업으로 연결하고 제대로 된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인노폴리의 역할. 이곳은 벤처기업들에 온갖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케팅이나 재무관리 등을 교육시키는 ‘인큐베이터’이기도 하다.

창업과 함께 입주한 기업은 평균 10년 이상 이곳에 머무는 게 보통. 네트워크 형성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산탈라 회장은 “인노폴리의 벤처기업은 생존율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미국처럼 고위험을 동반한 진정한 의미의 ‘벤처’는 아니다”고 말했다. 벤처 기업의 선정부터 엄격한데다가 보육과 지원 시스템이 완벽해 일단 창업한 기업이 쓰러지는 경우는 드물다.

인노폴리는 공익성이 강하지만 금융기관(47%)과 노키아 등의 기업(37%)이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민간의 자율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핀란드를 강하게 만든 다른 요인으로는 연구개발(R&D)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들 수 있다. 과학기술청(TEKES) 정보통신 국장인 카리 틸리 박사는 “국내총생산(GDP)의 3.3%를 연구개발에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의 효율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정부는 총리 산하의 과학기술회의를 중심으로 교육과 과학기술정책을 일원화시켰다. 교육에 대한 지원은 과학기술 분야 특히 정보기술(IT)에 집중돼 10명의 박사가 배출되면 그 중 1명은 IT관련 전공자일 정도다. 틸리 박사는 “앞으로 3세대 이동통신과 바이오기술이 집중 지원 대상”이라고 소개했다.

헬싱키〓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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