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후 ‘우회경제론’ 도 부상

  • 입력 2002년 2월 5일 18시 02분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신호(2월18일자)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9·11테러 이후 보안 강화에 따른 물류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 위해 우회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를 ‘우회경제(Detour Economy)’라고 표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테러사태 이후 많은 나라의 공항과 국경에서 보안 검색이 강화되면서 국제적 생산 물류 체계를 갖춘 기업들이 운송 지연 및 운송료 증가 등으로 큰 부담을 지게 됐다는 것. 이 같은 부담 증가로 미국과 캐나다 국경간 물류량은 1년 전에 비해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 업체인 테라센스는 공항에서 시간지연을 우려해 항공기를 렌트해야 했고, 전자 업체인 유니버설 일렉트로닉스는 직원들이 테러 이후 항공여행을 꺼리자 장거리 판촉활동을 포기했다.

하지만 우회경제의 지혜를 터득한 일부 기업은 이 같은 상황을 오히려 시장선점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휴렛팩커드 에릭슨 코닥 등에 부품을 납품하는 플렉스트로닉스사.

28개국에 수백개의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어 9·11테러 이후 특히 타격이 컸던 이 회사는 인건비가 싼 헝가리 중국 멕시코 등 9개국에 생산공장을 집결시켜 국경간 물류 이동 횟수를 줄였다. 결과는 매출 증가와 수익 개선으로 나타났다.

‘난관에 부닥쳤을 땐 돌아가라. 그게 소모전보다는 승산이 있다.’ 포브스는 우회경제의 전략을 이렇게 요약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