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미사일 위협 과장

  • 입력 2002년 1월 15일 14시 49분


미국이 98년 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에 관한 기존의 평가를 변경, 북한 이란 등의 미사일 위협을 강조한 것은 정치적 요인 때문이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미국은 그 이전엔 중앙정보국(CIA)의 95년 보고서 등을 토대로 러시아 중국 등을 제외한 다른 국가가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개발하는 것은 빨라야 2010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98년7월 의회의 위촉으로 당시 민간인 신분이던 도널드 럼즈펠드 현 국방부장관이 이끈 9인 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이른바 불량국가의 ICBM 개발에 5년 밖에 안 걸릴 것이라는 결론을 새로 내렸고, CIA도 이에 동의했었다.

포스트는 이같은 평가는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은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 유출에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전개한 캠페인의 결과라는 증거가 있다” 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불량국가의 ICBM 개발에 5년이 소요된다는 전망은 록히드 마틴 등 미 방산업체가 제3세계 국가의 입장에서 예측, 이를 럼즈펠드 위원회에 증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제3세계 국가는 미국의 방산업체와 같은 미사일 기술과 부품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전망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포스트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며 북한은 이를 위해 △실제로 작동하는 로켓 개발 △대기권 재진입시 연소되지 않는 탄두 개발 및 △미사일과 핵, 화학탄두의 결합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생화학 공격을 위해선 정밀한 운반체계가 필요한 점을 들어 북한이 조잡한 대포동 미사일로 생화학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은 무시해도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포스트는 “북한이 개발중인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수백 Kg 의 탄두를 알래스카나 하와이까지 운반할 수 있을 것으로 CIA는 보고 있다 며 이는 화학무기는 탑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핵무기를 운반하는 데는 충분치 않을 것” 이라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또 대포동 1,2호 미사일은 군사무기로선 아직 더 개발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이들 미사일은 발사 전에 노천의 발사대 옆에서 조립해야만 하기 때문에 미국의 위성과 정찰기에 포착될 뿐만 아니라 연료 주입과 최종 점검에도 며칠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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