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인간배아 복제 성공 의미/복제인간’ 탄생 초읽기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8시 52분


미 ACT사의 이번 인간배아 복제 성공은 아직 초보적 단계이기는 하지만 일단 ‘복제 인간 탄생’의 길이 기술적으로 확실히 확인됐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던진다.

물론 ACT연구팀은 “우리의 관심은 줄기세포 추출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복제배아로 복제인간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게 사실. ACT의 마이클 웨스트 대표 스스로 “이 배아가 여성의 자궁에 착상된다면 인간으로 자라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물론 질병치료라는 측면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의 의미는 크다. 복제된 인간 배아에서 당뇨병 심장병 척추부상 등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ACT연구팀은 ‘줄기세포’를 대량 생산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의 기술진보를 앞으로 10년 이내로 내다보고 있다.

ACT 연구팀은 이번에 두 가지 방법으로 인간배아를 만들어냈다.

첫째는 여성의 난자에 다른 사람의 체세포에서 추출한 DNA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즉, 우선 여성들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했다. 그리고 이 난자에 다른 사람의 세포핵에서 채취한 DNA를 주입했다.

자신의 핵이 제거된 뒤 다른 사람의 DNA가 주입된 난자들은 마치 정자에 의해 수정된 것처럼 분열을 시작했다. 실험대상인 8개의 난자 중 2개는 4개의 세포로 구성된 초기 배아를 형성했으며 하나는 6개의 세포까지 성장했다가 분열을 멈추었다.

ACT 연구팀은 이와는 별도의 실험에서 이른바 ‘처녀생식(處女生殖)’ 또는 ‘단성(單性)생식’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기술을 통해 순수하게 난자만으로 초기배아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처녀생식은 곤충에서는 일어나지만 고등동물에서는 처음 이뤄졌다.연구팀은 22개의 난자 세포를 화학물질에 노출시켜 난세포 안에 있는 전기를 띤 이온의 농도에 변화를 유도했다. 그 결과 6개의 난자가 포배(胞胚)라고 불리는 초기 단계의 배아로 자라났다. 정자와의 수정이나 난세포의 핵을 교체하지 않고 순전히 난세포만으로 배아를만들어낸 것이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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